[캠핑추억#020] 겨울바람과의 사투 속 캠핑 @소백산국립공원 삼가야영장

Posted by 꾹군
2014. 1. 9. 17:52 여행&캠핑&음식/캠핑

[캠핑추억#020] 겨울바람과의 사투 속 캠핑 @소백산국립공원 삼가야영장


2013년 12월 13일

결혼 이후 처음으로 떠나는 캠핑입니다.


이번 목적지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위치한 삼가야영장!

삼가야영장은 소백산국립공원에 자리잡고 있는 오토캠핑장입니다. 

소백산은 겨울산이라고 합니다. 겨울에 눈이 쌓인 경치가 매우 멋진 곳입니다.




저~멀리 소백산이 보입니다. 역시 겨울산의 명성 답게 멀리서 봐도 눈이 쌓인 모습이 정말 멋지네요.




삼가야영장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이당시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눈이 내린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땅도 별로 좋지 않고, 제 자동차가 SUV가 아니기 때문에 혹시 길이 얼아서 차량이 올라가지 못할까봐 조금 불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가는 길에 눈발이라도 날리면 돌아갈 생각으로 찾아간 삼가야영장이었습니다.


소백산 국립공원 입구 관리인이 놀래더군요. 캠핑하러 왔다고 하니까...^^;;



바닥이 많이 젖어있는 상태여서 데크위에 사이틀르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데크는 매우 넓어서 대형사이즈 텐트도 문제없습니다.





사이트를 구축 하기 전, 자연 냉장고에 음료들을 파묻습니다~ㅎ




그리고 캠핑장 오는길에 사온 영주한우 부채살도 눈속으로 묻어줍니다.




이제 사이트 구축 시작입니다.

데크위에 방수포를 깔고, 텐트를 설치합니다.



설치하는 손길이 바빠졌습니다.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거든요....!!




정신없이 작업중입니다~ㅎ





텐트의 모양을 잡아주고, 스커트도 적당히 눌러주고, 루프도 씌워주었습니다.

특히 풍기는 바람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일명 풍기 똥바람!) 튼튼하게 스톰가드도 FULL 셋팅했습니다.

그래서 튼튼하게 붙잡아주지 않으면 바람때문에 텐트가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스톰가드를 짱짱하게 셋팅해줍시다!)

그리고 눈이 더 내리기 전에 인증샷~^^




사이트 구축을 다 하고 나니 눈발이 더 굵어집니다.

그래서 텐트 안에서 눈오는 밖을 바라보니 분위기는 최고였습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텐트안을 따뜻하고 아늑하게 만들어주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이녀석 하나면 텐트 안이 후끈합니다.  단, 그냥 난로만 켜면 난로 위쪽만 따뜻하고 아래쪽은 매우 춥기 때문에 따뜻한 겨울캠핑을 위해서는 써큘레이터는 필수입니다!


자....

이제.. 먹방을 시작하겠습니다.ㅎ



와이프님은 이제 냄비밥의 도사입니다.ㅎ




겨울에는 파래가 일품이죠~ 파래 국을 끓여봅니다.




그리고... 눈속에 파묻어놨던 영주한우도 맛깔스럽게 구워주었습니다.




이게 바로 한우를 굽는 장인의 자세 입니다. ㅎㅎ




맛있게 잡수시는(?) 와이프님의 모습이 알흠답습니다..^^




저도 그럼 즐기겠습니다.




한우로 1차 배를 채웠으니 이제 2차를 시작합니다.

난로 위의 열기가 상당히 뜨겁기 때문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고 저렇게 올려놓으면 은은하게 잘 익습니다.

소세지와 번데기탕, 그리고 고구마도 올려봤습니다.




1차가 오로지 먹는데 집중하는 형태였다면, 2차는 분위기가 반입니다.


멋스럽게 루미에르 랜턴도 켜주고~ 영화감상모드~




이 시간, 이 순간의 느낌 정말 좋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는 정말 분위기가 좋았는데......

삼가야영장에서의 낭만은 밤사이에 일어난 두가지 테러로 인해 산산조각 났습니다.;;;


첫째는 바로 풍기 산골바람의 습격입니다. 정말 얼마나 바람이 강하던지....저 멀리 산골짜기에서부터 돌풍이 몰아치는 소리가 마치 경고음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퍼억~ 하면서 텐트가 들려 올라갈 정도로 강한 바람이 텐트에 부딛칩니다. (전 정말 이날 텐트 폴대 하나 부러지거나 휘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스톰가드 제대로 안쳐놓았으면 텐트 날아갔을지도...ㅠ.ㅠ)

두번째는 바로 산고양이의 습격입니다. 위 사진이 바로 습격받은 증거품입니다.. 지퍼락에 완전 밀봉되어 키친테이블 위에 놓아둔 호빵이 테러당했습니다. 비닐을 뜯고 그 안에있는 빵을 먹었더라구요.... 한번 맛보고 난 후라서 그런지 새벽에 쫓아냈는데도 계속해서 텐트속으로 침입하는 바람에... 결국 그 밤중에 텐트 밖으로 나가 멀리 떨어진 곳에 호빵을 통째로 버렸습니다...ㅜ.ㅜ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녀석들이 팥은 안먹고 야채호빵만 깔끔하게 다 파먹었더라는 사실...)



어쨋든, 그렇게 밤이 지나갔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에는 평화롭네요;;;;




텐트도 무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삼가야영장 시설물 사진이 있어 첨부합니다.


아! 이 날 캠핑장에서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한마디 하려고 합니다.

제 기억에 새벽 3시~4시 정도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새벽시간에 한 가족이 캠핑장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그리고....부스럭대며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끊임없이 대화가 이어집니다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텐트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계속해서 수근거리고 부스럭 거리더니 텐트안에서 쉬면서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니 떠나더군요.... 아마도 아침일찍 소백산 등반을 했던 것 같습니다.

분명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소백산 등반을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하지만 분명 그곳은 캠핑장이었고, 분명하게 텐트 안에는 사람들이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들만의 편의를 위해 행동한다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캠핑을 다니면서 늦은시간까지 술마시면서 떠드는 사람이 가장 최악의 매너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날 제 기준이 바뀌어버렸습니다. 텐트는 방음이 안됩니다. 제발 잠자는 시간 만큼은 조용히, 피해 안끼치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무리 조용히 해도 새벽 4시에 텐트치는건 정말 아닌거 같습니다)


캠핑 후기 쓰다가 갑자기 그때 일이 떠올라 급 흥분해버렸네요...;;;


저도 캠핑을 갔을 때, 피해주지 않도록 더욱 더 노력하고 신경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