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일기] D+1, 축! 아기의 탄생

Posted by 꾹군
2015. 4. 29. 12:27 "엄빠"의 육아/아빠의 육아

[아빠의 육아일기] D+1, 축! 아기의 탄생, "반갑다. 내 딸~!"


* 이 포스팅의 부제는 「몰아쓰는 아빠의 육아일기」입니다.

**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다른 아빠들의 육아일기를 보고 꼭 쓰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현실의 벽(육아, 게으름 등)에 부딛쳐 제때 쓰지 못하고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며 작성했습니다.


[2014년 12월 19일 금요일]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남들은 쑹풍쑹풍(?) 잘 낳는거 같았는데....

이틀이나 병원에서 고생한 끝에 드디어 신호가 왔습니다.


병원에서 곧바로 출근했다가 더디던 출산진행이 갑자기 빨라지며 출근하자마자 퇴근...;;;


병원에서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와이프님이 보입니다...

정말 그 순간에는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옆에서 꾹 참으며 지켜봐주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함께 계셨던 장모님은 딸의 아픈모습에 어쩔줄 모르고....

너무 아파할때 간호사를 불러주는것밖에는 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두시간이 더 흐르고....

드디어 와이프님이 분만실로 들어갑니다.


감사하게도 전날 당직을 마치고 퇴근하셨던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분만을 위해 병원까지 와주셨습니다.

(사실 담당의사선생님 계실 때 분만하고싶었는데 일정이 어긋나서 안타까웠었는데....정말 밖에서 부랴부랴 달려오시던 모습이 얼마나 감사했던지요..)


산모가 분만실에 들어가면 남편들은 어떤 마음일까...싶었는데....

정말 분만실 안에서나는 모든 소리에 집중하며 조마조마 기다리는 그 마음...이제 알 것 같습니다.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중에 안에서 아빠 들어오랍니다.

탯줄을 직접 자르겠다고 미리 말을 했기때문에 '아! 올것이 왔구나!' 라는 반가움과 떨리는 긴장을 한껏 안고 분만실 입장!

들어가보니 이미 아기는 세상빛을 보며 울기 시작했고, 저는 장갑을 끼고 탯줄을 잘랐습니다.

(두근두근, 정신은 어디론가 가버린듯 하고... 그냥 빨리 탯줄을 잘라야겠다는 생각뿐이었던 그 순간은 정말.....경험해본 사람만 압니다.)


그리고 그 정신없는 상황속에서도 머릿속 한편에서는 '아...사진찍어야하는데...이 순간을 기록해야하는데...' 라는 생각을 되뇌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사진 찍으세요"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접 사진을 찍기 때문인지 탯줄을 자르고 나니 간호사 분들이 먼저 알려주시더군요.


아기의 울음소리와 모습에 신기해하며 정말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중에 우리아기가 컸을 때 보여주려구요...^^;

 


 



갓 태어난 아기는 양수에 몸이 뿔어 쭈글쭈글한 모습이지만... 

한 생명이 태어난 그 순간, 그 모습은 정말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사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벅찬 감동이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그냥 얼떨떨 했었습니다^^; )